
황혜민(니키아), 엄재용(솔로르), 강미선(감자티)
신분 차이를 넘나들며 사랑, 질투, 음모 등 드라마가 돋보였던 발레 라 바야데르. 나풀거리는 사리, 힘 차게 울리는 북, 꺾여지는 팔 동작, 거대한 코끼리 등 인도를 배경으로 하는 Exotic함도 좋다. 발레를 처음보는 사람도 지루함을 덜 느낄 것 같은 이야기.
황혜민 발레리나는 너무 가늘어서 안정감은 없는데 오히려 그 아슬아슬함이 위태로운 운명을 가진 니키아에는 어울렸다. 특히 처음 등장 때 하얀 옷을 입고 나오는데 정말 작고 연약한 새 같았다. 사원의 무희 역에 잘 어울려서 애틋한 연기도 좋았고 춤에 큰 실수도 없었다.
한편 발레리노에게 가장 기대되는 것은 아무래도 파워풀한 도약이다.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엔딩씬이 강렬했던 건 어른이 된 빌리가 세상을 향해 날아오르듯이 힘차게 도약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황금신상춤은 힘은 있었지만 도약이 낮아 어딘가 부족한 느낌. 엄재용 발레리노 역시 주인공 솔로르와 잘 어울리진 않았다. 전사인 솔로르가 가질법한 공격적인 자신감보다는 부드러움이 어울리는 이미지라서. 하지만 엄재용 발레리노가 가지고 있는 테크닉, 그리고 황혜민 발레리나와의 호흡은 정말 좋았다. 의외로 탁발승 마가다베야를 맡은 시후아이 리앙이 보여준 몸의 움직임이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으로 군무의 호흡도 이번에는 괜찮았다. 앞줄과 뒷줄이 좀 차이가 있는 것 같긴 했지만... 그래도 특히 3막에서 펼쳐지는 발레블랑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사선으로 떨어지는 계단에서 느린 음악에 맞춰 서서히 내려오는 망령들이 펼치는 아라베스크 동작이 아름다웠다. 확실히 이번 공연은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준비를 한 것 같다.
최근 유니버셜 발레단 무대에서 연달아 실망을 했었고 이번에도 별로면 더이상 안보려고 했는데 당분간은 계속 기대감을 갖고 보게 될 것 같다. 다만 주연진이 좀 더... 뭐랄까. 사람을 사로잡는 강렬한 힘이 있는 무용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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