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612 유니버설 발레단 발레 <심청>




김나은(심청) @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유니버설 발레단의 창작 한국고전 발레 심청. 단지 한복 입고 토슈즈를 신은 포스터만으로 관심이 생겨 예매.

고전소설 심청전을 토대로 1막은 심청의 탄생과 아버지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인당수에 빠지는 장면, 2막은 용궁, 3막은 연꽃에 담겨 육지로 올라와 왕과 결혼한 뒤 아버지를 만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탄탄한 이야기를 토대로 특징적인 장면에서 군무, 독무, 파드되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심청이 한복은 예뻤다. 하얀 빛깔의 하늘하늘한 한복도 고운 연분홍빛 한복도 이뻤다. 토슈즈랑도 잘어울리고. 문제는 다른 등장인물의 한복. 궁녀들의 한복은 다소 유치했고 용궁의 수중생물들의 의상은 우주괴물인줄. 반짝이는 레깅스와 EBS 어린이 프로그램에 나올법한 머리장식. 머리장식은 최소화하고 의상역시 클래시컬하면서 물고기를 연상시킬 수 있는 색상으로 세련되게 만들 수는 없는 것일까.

안무도 괜찮았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우선 너무나 예상가능한 구성. 1막에서 뱃사람들의 군무. 2막 용궁에서 수중생물들의 디베르티스망. 3막 왕과 심청의 파드되. 그러려나 했는데 그랬다. 그래서 다소 뻔하게 느껴졌는데 여기서 파격을 찾을 건 아니니깐 뭐. 그리고 나는 발레리나의 솔로 바리에이션이 발레극의 꽃이라고 생각하는데 심청 독무는 임팩트가 없었다. 또 왕과 심청의 달빛 파드되는 아름다웠지만 그래도 명색이 왕인데... 너무 리프트해주는 것 외에 역할이 없는 듯한 느낌. 춤 외적으로는 맹인잔치에서 모두가 그대로인데 혼자만 급 노화한 청이ㅋㅋ가 뭔가 이상하게 느껴졌다.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파트는 밤이 깊어진 왕궁, 보름달과 함께 대금 소리가 울려퍼지면서 나왔던 춤이다. 분위기가 정말 그윽하고 아름다웠다. 고전무용같은 발동작이 군데군데 들어간 점도 좋았구.

발레가 워낙 서양문화의 산물이라지만 국악의 서정적인 느낌과도 잘어울려서 이질적이지 않고 생각보다 잘어울렸다.




덧글

  • 김뿌우 2016/08/11 20:17 # 답글

    유비씨는 창작이랑은 아무래도 거리가 좀 있지 않나 싶어요. 예술감독의 문제인건지 아니면 크리에이티브팀 구성을 영 못하는건지... 3년 전인가, 발레단 창단 30주년 기념 공연으로 올라왔던 춘향도 대대적으로 뜯어고쳤다지만 많이 실망했고 작년인가 올라왔던 그램머피 버전 지젤도 마찬가지로 엉성하니 마음에 드는 구석이 거의 없었고. 창작으로 갈거면 2년에 한 번씩은 공연을 올려가며 계속해서 뜯고뜯고 해야하는데 한 번 올려서 분위기 안좋다고 아예 손절해버리니 이거야 원;

    좋아하는 무용수가 유비씨에서 탈단하고 유럽으로 떠버린 뒤로 거의 유비씨 공연 안 보고 간간히 모던발레 같은 거 올라오는 것만 보러가고 있어서 이번 심청은 안 봤는데 여전히 창작쪽은 삽질하고있긴 마찬가진가봐요. 아예 한국적 분위기로 잡자니 발레가 아니게되고 서양식으로 가자니 뭐하러 한국 고전을 차용했냐 싶어지는 양극간의 괴리가 전혀 조화가 안되고있는데 언제쯤 그게 해결이 될지...
  • 미이미 2016/08/11 23:37 #

    유니버셜발레단 창작은 전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았으나 말씀하신 것처럼 융화가 잘 되지 않는 점이 있었던 것도 같고... 무엇보다 저는 항상 생각하는데 유비씨 발레는 동화같고 아기자기한 면은 있는데 세련됨이나 시크함? 이 부족한 느낌이예요;
  • 김뿌우 2016/08/12 21:40 #

    전 그걸 호두까기 정서라고 부른답니다... 오네긴 같은 걸 들여오고 모던발레도 매년 한편씩은 올리는 거 보면 기본적인 감각이 안 되는 발레단은 아닌데 왜 맨날 그런 삽질만 하는지 이해가 안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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